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중국내에서 한글과 민족 문화를 가르치는 장가계정음우리말학교(교장·김창운)가 특별히 3.1절을 맞아 최대억 전 청와대 출입기자(대구신문 서울정치부장)에게 감사장를 전달했다.
김창운 교장(중국 훈춘)은 인삿말을 통해 “최대억 기자는 조선족의 교육과 삶을 위해 기부 등 기여를 하였고, 특히 지금의 정음우리말학교 이름을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줘 늘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10년전 정음우리말학교 시작을 알리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진출한 조선족에게 우리(조선족)를 대신해 중국내 조선문화와 한글이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한 현실과 후원을 이끌어낸 글을 쓴 사람이 바로 최대억이다"며 그 뜻을 전했다.

김 교장은 “특히 3.1절을 빌어 최대억 기자에게 감사를 드리는 것은, 중국에서 조선족 빈곤층을 대상으로 가족들과 함께 조선족 유치원 등지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조선족 어린이에게 오랜세월 태권도 무료 전파에 공헌하면서도, 한국인과 조선족을 불문하고 불의를 보면 못참는 성향탓에 흉기에 찔려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한국인을 상대로 살인청부업을 한 조선족을 찾아내 맞서 끝내는 교화시킨 일화는 조선족 사회에서 너무 유명하다”며 “한국내 조선족의 억울한 작은 사건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여 취재 또는 상담을 하는 등 늘 약자 편에 서는 의로운 분이기에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년 전 중국에서 가난한 조선족 모녀를 상대로 혼인빙자 간음과 임금 탈취 후 한국으로 달아난 한국인 A씨의 도발로 폭행 사건에 휘말린 최대억 기자의 사연을 접하면서 수많은 조선족분들이 안타웠다”면서 “일제강점기때 한민족의 탈을 쓰고 일본인보다 더 악랄하게 우리 조선인을 괴롭힌 이완용같은 A씨는 중국에서도 폭력전과와 흉기 사용 전력을 과시해 왔음을 이 자리에서 재차 밝히는 바이며, 이번 3.1절을 빌어 독립투사같은 근성의 최대억 기자의 정의와 용기에 다시 한번 힘을 보탠다”며 여담을 덧붙였다.
김 교장은 "앞서 몇해전부터 여러차례 감사패를 제작해 전달하려 했으나 최대억 기자가 '일상에서 그저 의미있는 일에 관여한 것 뿐인데, (감사패 받는 것이)허례허식같아서 그냥 마음만 받겠다'고 매번 고집부려 우리의 뜻을 전하지 못해 늘 아쉬운 마음이었다"고 했다.

정음우리말학교는 2012년 말 북경에서 한글 주말강습반(학생수 6명)으로 시작, 2014년(2013년부터 개명작업 본격화)을 기해 학교 이름이 변경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한글 수업외에도 비빔밥 만들기, 찰떡 치기, 어린이 전통예절 교육, 전통놀이 등도 함께 진행하는 정음우리말학교 개명은 2013년 중국 북경의 한인타운인 왕징에서 세 사람(조선족 2명, 한국인 1명)의 모임에서 비롯됐다.
김 교장은 "배귀봉 정음우리말학교 비서장(당시 정음우리말학교 부주석)이 최대억에게 학교이름을 묻자 처음엔 세종한글학교, 훈민정음학교, 훈민한글학교, 정음한글학교를 제안했고 이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음우리말학교'로 최종 결정했다"며 "당시 최대억이 '세종' 단어를 가미한 학교명을 제안했을때 배 비서장이 중국내 조선어학교 폐지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중국 입장에선 남의 나라 임금(조선 왕)을 숭상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세종'은 너무 티난다했다(웃음)"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렇듯 중국내 한글학교는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된 2017년 19차 당대회부터 국가 통일과 사회 안정을 위해 교육에서 민족 단결을 강조한 시 주석이 2019년 9월 "중화민족은 한 가정이고, 함께 중국몽(中國夢)을 건설해 가야 한다"고 발표하기 전부터 중국 전역에 흩어져 사는 조선족들에 의해 차곡차곡 준비되고 있었다.
결국 조선족들에게도 한글 대신 '중국어' 우선 사용을 강조하며 조선족이 지닌 민족 문화를 중국 문화 가운데 하나로 흡수시키려는 시 주석의 정책은 조선족 학교에서조차 2020년부터 한글로 된 교과서 대신 중국어 국정 교과서가 사용되기 시작, 2021년부터 대학 입시에서 소수민족 가산점이 없어지고 역사, 정치, 어문 과목 시험을 중국어로 치르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젠 민간 차원의 정음우리말학교가 주말학교 대안으로 한글 유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정음우리말학교 명칭은 현재 중국내 북경, 순의, 천진, 연교, 진황도, 길림, 장춘, 대련, 연대, 청도, 일조, 광주, 동관, 장가계, 서안, 곤명, 심양, 성도, 중경, 하얼빈과 한국, 일본 등 3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창운 교장은 "우리(중국) 정부가 민족통합교육의 일환으로 한글교육 위축을 목적으로 방침을 정했으나, 그 원칙속에 유연성은 늘 존재하며, 그래서 중국은 되는 것도 없지만 안되는 것도 없는 곳이다"며 "민족의 말과 글을 지키려는 정체성은 억지로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조짐을 예측하고 10년전 부터 중국에서 민간 차원의 한글 학교 설립을 주도한 정음우리말학교 배귀봉 비서장의 추진에 적극 참여해 장가계정음우리말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