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 부분적인 계엄령의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재한 러시아인 등 시민단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낼 예비군 징집을 위한 ‘동원령’ 발표를 규탄하고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24일 현재 러시아 전역의 도시들과 세계 주요 도시의 러시아인들은 ‘동원 반대, 전쟁 반대’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이에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 등 한국에 거주하는 재한 러시아인들은 이날 오후 2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동원 규탄, 전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대사관 인근을 행진한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선언한 계엄령은 부분적 동원령이 포함돼 저소득층 지역이나 심지어는 감옥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군인을 모집하는 등 전례없는 본격적인 동원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역사상 계엄령을 도입한 적은 단 3번밖에 없다.
또 "러시아의 이번 동원령은 푸틴이 끝까지 우크라이나와 싸우겠다고 마음 먹은 것을 보여준다"며 "아무런 전쟁 경험이 없고 징집으로 인한 분노로 가득한 사람들이 이렇게 대량으로 우크라이나에 끌려가게 되면, 우크라이나 민간인, 어린이에 대한 학살 범죄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푸틴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 거란 것이 확실해진 지금, 우리,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의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중요진 만큼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도 '동원 반대, 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소련과 현재 러시아: 아직까지 소련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의식으로 일어난 전쟁'과 '러시아 내 소수민족 인종청소의 문제' 등에 관해 활동가들이 발언을 한다. 이어 '러시아에서 동원령을 피하는 것을 돕는 비정부단체들'에 소개와 함께 '동원령이 왜 러시아인들의 반전 정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지에 대하여'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평화운동가들을 돕는 방법 등을 알릴 방침이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낼 예비군 징집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동원소집 대상자들이 가족과 생이별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이날 현재 외신 등에 따르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징집 버스에 오르기 위해 모인 예비군들과 그를 배웅하기 위해 자리한 가족들의 영상들이 확산하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동원 반대! 전쟁 반대!"를 외치는 재한 러시아인들
러시아에서 "부분적 동원"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정부 당국은 30만 명의 예비군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파견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 동원령의 실제 내용을 보면, 최대 100만 명이 군대에 징집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동원의 실제 규모는 러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보고된 수많은 사례들로 알 수 있다. 군인들은 직장, 거주지 및 경찰서에서 시민들에게 입영통지서를 전달한다. 입영통지서를 받고 군사위원회를 방문한 사람 중 일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즉시 입영 절차를 밟았다.
9월 21일,푸틴의 동원 발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강제 징병에 반대하는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다.
이와 관련해 모스크바 검찰청은 시위대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포함해 행정적 또는 형사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반전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는 경고를 발표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위자들은 억류되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1,336명 이상이 억류 중이다.
억류된 시민들은 입영통지서에 서명하도록, 즉, 입영에 동의하도록 강요받았다. 인권운동가들은 수감자 중 한 명이 입영통지서에 서명하지 않아 형사 처벌 위협을 받았다고 보고한다.
"부분적 동원"은 실제로는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 대규모 동원이다! 러시아에서는 동원령이 발표된 바로 첫날부터, 남성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남성들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병무사무소와 군사 훈련소로 끌려가고 있다. 일부는 이미 오늘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위험이 있는 군부대로 배치되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바로 전쟁터로 끌려간다.
우리, 한국 내 러시아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과 러시아인들의 반전단체는 푸틴의 전쟁과 범죄, 독재 정권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으며, 푸틴의 동원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정권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반전 이니셔티브들, 단체들과 연대하고 있다.
우리는 범죄적인 러시아 정권으로부터 목숨을 구하려 하는 시민들을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미 러시아 정부는 입영통지서를 받은 사람들의 이동의 권리를 제한하는 명령을 각지에 내렸다. 우리는 이 문제에 주목하고,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라인 대한민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한국은 우리가 억압이나 협박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나라이며, 우리는 한국과 한국 시민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우리는 전쟁에 반대하며, 전범과 살인자가 되고 싶지 않아 러시아를 탈출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도적 비자와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다!
푸틴 탄핵! 동원 반대! 전쟁 반대!
2022년 9월 24일
페미니스트 반전 저항, 러시아인들의 반전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