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서울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남구 역삼1동과 광진구 화양동, 관악구 창룡동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2030 1인가구'는 대학가나 회사가 많은 특정 행정동에 몰려서 거주하고 있는 반면, '4050 중장년층'은 저층주거지, '60대 이상 노년층'은 강북‧도봉‧노원구에서 밀집도가 높게 나타났다.
문자‧통화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소통)을 잘 하지 않는 1인가구는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비율이 더 높았다. 반면 저소득 고령층 1인가구는 이동거리, 외출건수, 통화건수 등이 다른 집단에 비해 크게 적어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배달앱 사용량이 많은 지역은 관악과 강남, 광진 순으로 나타나 1인가구 밀집지역에서 배달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방송 서비스는 사용 횟수는 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와 SK텔레콤은 최근 인구‧가구 통계조사 등 공공빅데이터와 카드사용 등 통신데이터 가명결합을 통해 추정한 서울 행정동단위 성·연령별 1인가구와 서울시민의 생활특성 정보를 발표했다.
서울시와 SKT가 1인 가구의 삶을 종합적‧입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연령‧지역‧성별 등에 따라 생활방식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30 대학‧회사 근처에 밀집거주…배달‧동영상 서비스 이용 1인가구 밀집지역 최다
서울시가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를 통해 추정한 1인가구 수는 지난 6월 기준 153만4천 가구에 달했다. 조사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통계청의 지난 2020년 11월1일 기준 인구총조사(등록센서스)에서 파악된 1인가구 수 139만1천 가구보다 약 14만3천 가구(10.3%)가 더 많았다. 1인가구가 많은 행정동 순위와 인구 대비 1인가구 수가 많은 행정동 순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세대에 따라 1인가구 밀집지역과 밀집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20~30대 청년 1인가구는 대학가나 회사 주변에 몰려 거주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40~50대 중장년층은 저층주거지에서, 60대 이상 노년층은 강북‧도봉‧노원구에서의 밀집도가 각각 높았다. 특히, 서울도심지역인 중구‧종로구는 1인가구 수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인구 대비 1인가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층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행정동은 광진구 화양동와, 강남구 역삼1동, 관악구 청룡동 순으로 대학가나 회사 주변에 밀집해 있었다.
40~50대 중장년층은 강남구 역삼1동과 강서구 화곡1동, 중랑구 중화2동 순이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강서구 등촌3동, 노원구 중계2·3동, 노원구 상계3·4동 순으로 밀집도가 높았다.
세대별 인구와 1인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행정동을 각각 비교한 결과, 40대에서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가령, 20대의 경우 20대 전체의 밀집지역과 1인가구 밀집지역이 유사하게 나타난 반면, 40대는 전체 인구 수가 가장 많은 행정동(양천구 신정3동)과 1인가구 밀집지역(강남구 역삼1동)에 차이가 있었다.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행정동별 배달서비스 접속건수를 분석한 결과, 관악구 신림동(월평균 18.4회), 강남구 논현1동(18.1회), 강남구 역삼1동(17.6회) 순으로 1인가구 밀집지역에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5~34세에서 가장 많았다.
유튜브 등 동영상‧방송 서비스 사용횟수는 30대에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관악구 신림동(월평균 28.1회), 강남구 역삼1동(월평균 26.6회), 강남구 논현1동(월평균 26.4회) 순으로 1인가구 밀집지역에서 높았다.
서울시는 저소득 구간에 속하는 고령층 1인가구의 경우 휴일 이동거리,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의 수, 휴일 외출건수 등이 다른 집단에 비해 많이 적어 사회적 접촉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재 2030 1인가구의 미래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면 향후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고, 이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활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만큼 관련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는 통계청의 인구총조사(1인가구),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통계(1인세대)처럼 행정자료에 기반한 국가 승인통계와 달리, 공공데이터와 민간데이터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1년 단위로 생산되는 인구총조사와 달리 매월 최신 자료로 업데이트되며 행정동별, 성별, 연령별(5세 단위)로 세분화해 활용할 수 있다.
□ 이혜경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1인가구와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복지그물망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시의성 있고, 시·공간적으로 해상도 높은 데이터가 꼭 필요하다.”며 “향후에도 다종 데이터 간 결합을 통한 빅데이터 연구 활성화로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란…전세계에서 가명테이터 실생활에 적용한 첫 사례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는 인구·가구통계 등 공공데이터(통계청 등록센서스)와 가명처리한 통신데이터(SKT 통신정보)를 결합해 행정동 단위로 성‧연령별 1인가구 수와 생활실태를 추정해볼 수 있는 데이터다.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지난 2020년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개정된 이후 가명데이터를 실생활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가명데이터란 해당 정보만으로는 성명·생년월일 등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데이터를 의미한다. ‘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이 2년 전 개정됨에 따라 통계데이터 작성목적의 가명정보 이용이 가능해졌기 가능했던 시도다.
특히, 통화‧문자량, 유튜브‧넷플릭스 등 영상 서비스 사용일 수, 이동횟수‧거리, 배달 서비스 사용일 수 등과 같이 통신데이터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에 통신데이터 정보를 통해 1인가구의 생활특성을 보다 촘촘하게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는 커뮤니케이션과 이동, 여가, 재정 등 10개 관심집단 수와 29개 통신정보(통화량, 외출횟수, 요금 연체여부, 게임‧금융‧배달 등 생활서비스 사용량 등)로 구성된다.
□1인가구 삶의 질 제공…4대 안심정책 수립‧추진에 적극 활용’
서울시는 올초부터 ‘1인가구 4대 안심정책(▴건강 ▴안전 ▴고립 ▴주거)’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를 활용해 1인가구 등 사회적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 수립‧추진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거주 1인 가구는 지난 2021년 기준 149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36.8%에 달한다. 서울시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20년 20.5%, 2015년 29.5%, 2021년 36.8%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세분화된 연령별‧지역별 정보를 활용해 세대별 핀셋정책과 1인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노년층의 경우 커뮤니티 활동이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함께 식사를 하면서 교류하는 ‘행복한 밥상’이나 말벗 사업 등을 연계해 사회관계성을 개선하고, 고독‧고립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1인가구 정책뿐 아니라 행정동별 배달서비스 이용현황을 분석해 배달노동자 쉼터 입지선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시는 올 하반기에는 통신데이터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데이터(소비‧가맹점 정보)와 신용정보(신용‧소득 정보)를 추가로 결합해 데이터의 신뢰도와 정확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 등 민간사업자와의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다. 민간기관으로 코리아크레딧뷰로(신용정보)와 신한금융그룹(소비), SK텔레콤(통신)이, 연구기관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빅데이터·AI연구원이 참여키로 했다.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 개발…열린데이터 광장 공개'
서울시가 SK텔레콤, 서울시립대는 최근 29일 300만 명의 가명데이터를 결합 분석한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를 개발, 발표했다. 지난 29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data.seoul.go.kr)을 통해 첫 공개하고, 월 단위로 매월 20일께 갱신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공개되는 ‘서울 시민생활 데이터’는 공공‧연구기관은 물론 기업, 학생, 일반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시는 데이터뿐 아니라 데이터 개발과정을 알 수 있는 ‘데이터 설명서’와 ‘행정동 코드정보’, ‘데이터분석 예제 코드’도 함께 개방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