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숙의 아트코치 세계>|
노벨 문학상 한강 작가, 어떤 작품부터 읽어볼까!
스웨덴 한림원은 현지시간 10일에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 이로써 한국문학은 방탄소년단 등에 의해 높아진 'K-컬쳐'의 위상에 걸맞는 높이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에 이어 두번째의 쾌거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최근 한강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입니다. 한강은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서 혁신자가 되었습니다"라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한강 작가는 노벨 문학상 이전에도 국내외적으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한강 작가는 지난 1993년 '문학과 사회'에 '얼음꽃' 외 4편의 시로 등단한 이래 1994년 서울신문신춘문예에 소설' 붉은 닻'으로 당선되었다. 이후 2005년에 '몽고반점'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고 2010년 '바람이 분다'로 동리 문학상을 받게 된다.
또한, 2015년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2016년에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굵직한 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한강작가의 작품은 다양한데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여간 고민이 아니다.
가장 먼저 스웨덴 한림원에서 한강 작가와 함께 호명한 대표 작품들을 순서대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노벨 위원회 발표문에 노벨 위원회 위원장 앤더스 올슨에 의하면 "그녀의 작품에서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그녀의 모든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라고 했다.

1. 한강의 주요 국제적 돌파구는 소설인 <채식주의자(장편소설)>. 창비.
2. 좀 더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책은 2010년에 출간된 <바람이 분다, 가라(장편소설)>, 문학과 지성사.
3. 취약한 두 개인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매력적으로 묘사한 2011년 <희랍어 시간(장편소설)>, 문학동네
4.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 2016년 <소년이 온다(장편소설)>, 창비
5. 태어나고 몆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바치는 일종의 '세속적인 기도서'인 2018년 <흰(장편소설)>, 문학동네
6. 1940년 후반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전개된 2021년 <작별하지 않는다(장편소설)>, 문학동네
7. 치유를 거부하는 다리 궤양과 주인공과 죽은 여동생 사이의 고통스러운 관계가 관련되는 <회복하는 인간(단편소설)>,아시아 가 있다.
다음은 한강 작가의 인터뷰에 근거한 읽기 목록이다.
한강 작가는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저에게 소설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어떤 것입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질문들이 이어지는데요. 어느 시기에든 골몰하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을 진척시켜 보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은 다음 작품에서 질문의 답을 찾았다기 보다는 "그 질문의 끝에 다다랐다고 느낄 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게 된것"이라고 한다. 그 질문의 흐름에 따라 도서목록을 선정했다.
단편 '붉은 닻'은 작가가 '샘터' 사에 근무할 때 영종도로 직원 수련회를 갔을 때 해질무렵 썰물이 빠져나간 모래펄에 녹슨 닻들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그 풍경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쓰게 된 소설 <여수의 사랑(단편소설)>이다.
<내 여자의 열매(단편소설)>를 변주한 소설이 <채식주의자(장편소설)>이다. 그러나 보통은 새로운 소설을 쓸 때 옛 소설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작가는 전한다.
<검은 사슴(장편소설)>은 <작별하지 않는다(장편소설)>를 쓰고 서로 연결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두 소설 사이를 이루는 20여 년 동안 자신은 자연인으로서 무척 많이 변했고 소설들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점은 변하지 않았고 그것이 작가 자신의 핵심에 속하는 무엇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편 <소년이 온다(장편소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서로 연결 되어 있는 짝과 같은 소설이라고 귀뜸을 준다.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프롤로그 격인 1부 1장은 연결되어 있고, 비슷한 기능(현재와 과거, 소설과 현실을 잇는 다리 같은 것으로서)하기를 바라며 썼다고 밝혔다.
<흰(장편소설)>은 바르샤바에서 살았던 경험이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하면서 낯선 곳에서 가을과 겨울을 보내며 밤마다 '흰'을 써간 시간이 참 좋았었다고 작가는 전한다. (2024년 10월11일자 <한강 단독 인터뷰>를 참고.)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독서의 계절에 때 맞추어 전해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다.
노벨문학상은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작가의 많은 작품들 중에 '무엇부터 읽어야 할까?'를 고민할 것이다.
이제 읽어야 할 작품 순서는 정해졌다. 마음껏 읽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유국임을 축하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