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긴 본론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판도라행성에 성간기업 RDA가 철수한 후, 오마티카야 일족의 부족장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는 네이티리(조 샐다나)와의 사이에서 네테이얌(제이미 플레터스)과 로아크(브리튼 달튼), 투크티리(트리니티 블리스) 2남 1녀를 낳고. ‘그레이스박사’의 아바타가 출산한 키리(시고니 위버, 1인2역)를 의붓딸로 삼아 네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이외에 자진해서 남은 제이크의 과학자친구들, 그리고 나이가 어려 냉동수면을 할 수 없어 떠나지 못한 ‘스파이더’와 함께 공존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지내던 어느 날. 다시 돌아온 RDA의 함대는 오염된 지구로부터 인류의 이주를 위해 그들의 터전을 불태우며 다시 판도라로의 침략을 강행한다.
제이크와 그의 부족은 레지스탕스활동을 통해 RDA의 물자 운송차를 습격하며 저항을 계속하고, RDA는 제이크 설리 말살을 위해 오마티카야 일족과의 격전 중 사망한 마일스 쿼리치(스티븐 랭)대령 및 그 부하들의 백업 인격과 기억을 아바타에 삽입해 부활시킨다.
아바타의 신체에 적응한 마일스와 부대는 본격적인 제이크사냥에 나서며 과거 제이크와 과학자친구들의 연구시설폐허에 당도하고, 그곳에서 백골이 된 자신의 오리지널을 본 마일스는 사색에 잠긴다.
어른들 몰래 놀러 나온 로아크와 키리, 투크티리와 스파이더는 연구시설을 탐색중인 마일스의 부대를 발견하게 되고, 제이크에게 보고하지만 뒤를 밟혀 사로잡히고 만다. 마일스는 생전 오리지널의 아들이었던 스파이더와의 재회에 동요하는 한 편 로아크와 투크티리를 보고 그들이 제이크의 자식임을 눈치 채 인질로 삼는데....
큰아들 네테이얌과 함께 뒤늦게 도착한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분투 끝에 자식들을 구해내지만, 키리를 도와 탈출하던 스파이더가 마일스부대의 유탄 폭발에 휘말려 그들에게 회수된다.
자식들이 납치될 뻔한 일과 오마티카야 일족에 누를 끼칠 것을 염려한 제이크는 RDA가 자신들을 찾을 수 없도록 자취를 감추기로 결심, 족장의 지위를 포기한 채 가족들과 숲을 떠나 해안가를 터전으로 하는 멧카이나 부족을 찾는다. 자신들과 다른 생김새를 가진 제이크와 가족들에 호기심과 비아냥 섞인 시선을 보내는 그들 사이, 제이크는 면식 있는 족장 ‘토노와리’(클리프 커티스)에게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내주길 간절히 청한다....
제임스 카메론에 의해 탄생된 ‘아바타(2009)’시리즈는 긴 공백기를 거쳐, ‘아바타: 물의 길(2022)’을 통하여 성공적인 세계관확장을 이루어냈다. 주인공은 그간 자신이 쌓아온 모든 걸 버리고 정든 부족을 떠나지만, 그로인해 숲의 부족과는 다른 환경에 적응한 바다의 부족들이 대두되며 판도라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더욱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켜준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선 전작과 동일한 평탄함을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의 접근성은 경탄할 수준으로, 관객의 의문에 즉각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카메론 감독의 센스는 창작에 몸담은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배울 점이리라 생각한다. 현재 5부작으로 예정된 아바타시리즈는 전작과 이번 작 텀에 비해 2년 주기로 총 6년이라는 짧은 스케줄이 공개되어있으며 그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이번 작으로 펼쳐놓은 13년간의 편린은 앞으로 카메론 감독이 펼칠 아바타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 충분했다.
작품의 당위성을 매기는 건 누구의 역할도 아니다. 주제나 철학, 해석은 오롯 그 작품을 경험할 소비자의 몫이 돼야하는 것이며, 작품은 창작자가 나열한 생각들을 소비자와 나누는 교두보로서 평행점에 위치해 있어야한다.
그러나 현대에 사는 우리는, 이 같은 초심을 잊은 채 꿈보다 해몽이 큰 가치관의 딜레마에 사로잡혀있는지도 모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