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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대억의 명리학 해부]부모의 가산(家産)보다 위대했던 '마음의 유산'

辛丑日柱의 품격

70년대 대구 남구 대명8동의 어느 마루, 각설이타령이 울려 퍼지면 소쿠리 가득 밥을 담아내고, 혼자 온 이에게는 숭늉까지 얹은 온전한 독상을 차려내던 어머니가 계셨다.

 

주말이면 아침에 먹던 고등어도 내어주라며 무심히 정을 보태던 아버지가 계셨다.

 

거지라 부르지 마라, 사람 무시하면 안 된다던 어머니의 낮고 단단한 음성과 가난해도 성실하면 마음의 부자라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마음에 자본주의의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을 거대한 이정표를 세워주었다.


평생을 필봉을 휘두르는 기자로 살며, 때로는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퀵서비스를 겸해야 했던 치열한 삶을 살았다.

 

명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필자의 사주는 결코 가난할 수 없는, 그리고 마음의 거부가 될 수밖에 없는 고결한 흐름을 품고 있다.


필자의 사주 원국을 보면 시주는 무술 정인 정인, 일주는 신축 비견 편인, 월주는 신묘 비견 편재, 년주는 신해 비견 상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격국론만 따지는 이들은 월지에 묘목 편재를 깔고 있으니 일확천금을 쥐는 거부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단편적으로 말한다.

 

게다가 년간, 월간, 일간이 모두 신금으로 투출하여 그 기세가 서슬 퍼렇다.

 

하지만 사주의 진면목은 글자 하나의 고립된 의미가 아니라, 글자와 글자가 맺는 관계에 있다.

 

신금 일간이 월지 편재인 묘목을 바라보는 구조가 핵심이다.


첫째로 왜 거부가 아닌 청빈한 기자였는가를 살펴보면, 월지의 묘목 편재는 큰돈의 흐름을 뜻하지만 사방이 바위와 칼을 뜻하는 신금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는 금이 목을 극하는 군비쟁재의 형국이다.

 

만약 필자가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남을 속여 부를 탐했다면, 이 날카로운 신금들이 일시에 묘목을 쳐내어 큰 화를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사주의 기운을 완벽하게 다르게 썼다.

 

신금은 날카로운 기자의 펜대이자 정신적 가치다.

 

정직하고 날카로운 비판 정신으로 사회를 감시하는 기자의 삶은 신금 비견들의 올곧은 발현이었다.

 

부모궁인 월주의 묘목은 부모님이 베푼 선행의 씨앗이었다.

 

큰 부자가 되는 대신, 부모님의 경제적 조력으로 궁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비견들의 다툼을 부모의 사랑이 완충해주었기 때문이다.


둘째로 30년 기자 생활과 퀵서비스의 명리학적 비밀을 보면, 일지에 축토 편인을 두고 시주에 무술 정인을 두어 인성이 매우 강한 사주다.

 

인성은 학문, 글, 그리고 명예를 뜻하므로 명예를 목숨처럼 아끼는 선비의 사주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년지의 해수 상관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표현력이자 노동의 원동력이다.

 

돈이 필요할 때 체면을 구기지 않고 밤낮으로 퀵서비스를 뛰며 생활비를 번 힘은 바로 이 해수 상관의 성실함과 신금의 강인한 생활력에서 나온다.

 

내 노동으로 떳떳하게 버는 돈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 그것이 바로 아버지가 말씀하신 남자로 태어나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기개였던 것이다.


사주에서 재성은 돈이기도 하지만 남성에게는 아내를 의미하기도 한다.

 

필자의 사주에서 묘목 편재는 비록 하나이나, 일지의 축토와 월지의 묘목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격각과 합의 묘한 흐름 속에 있다.

 

무엇보다 년지의 해수가 월지의 묘목을 해묘 반합으로 생해준다.

 

이는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훌륭한 조력자가 있음을 뜻한다.

 

박봉의 기자 생활, 그리고 퀵서비스를 해야 했던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가정을 지키고 남편의 자존심을 살려준 아내가 있었다.

 

사주 원국에 나타난 단 하나의 재성이 이토록 청초하게 살아있다는 것은, 필자가 세상의 물질적 부 대신 아내복과 인덕이라는 가장 값진 복락을 취했음을 증명한다.

 

물질적 편재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지만, 사람으로 온 편재인 아내는 평생의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아버님께서 생전에 내리신 거지의 정의는 가히 철학적이다.

 

세상의 거지는 없는 자들이 아니고 일확천금을 노리며 정상적으로 돈을 벌지 않는 자, 남을 속이거나 약자의 돈을 갈취하는 자라는 말씀이 그렇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 사회는 아버님의 통찰대로 마음의 거지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다.

 

노동의 가치를 잃어버린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근로소득보다 부동산 및 금융 자산의 상승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자산 불평등 구조는 청년층 사이에서 월급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을 팽배하게 만들었다.

 

또한 주식 리딩방, 불법 스포츠 토토, 가상화폐 등 한탕을 노리는 도박 시장의 규모는 매년 수십조 원 단위로 급증하고 있으며, 도박 중독 치료를 받는 이십대와 삼십대 세대의 비율 역시 최근 몇 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사기 범죄 발생률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전세 사기나 리딩방 사기 등 약자의 돈을 갈취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노력 없이 남의 돈을 빼앗으려는 정신적 거지들이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자라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러한 시대에 땀 흘려 일하고, 퀵서비스를 해서라도 정당한 대가를 벌어온 필자의 삶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료하는 가장 강력한 백신과도 같다.


필자는 상당수 내담자에게 자식의 성정을 알고 돕지는 못할망정 강제하지 말라고 일갈한 바 있다.

 

명리학의 핵심을 꿰뚫은 말이다.

 

자식을 내 소유물로 여기고 부모의 욕심이나 과다한 간섭으로 찍어 누르려 할 때, 자식의 사주에 있는 귀한 용신은 상처를 입고 꺾여버린다.

 

서른 살이 넘으면 고치기 어렵다는 말은, 이미 그릇의 모양이 굳어져 버려 부모와의 원진과 형만 남기 때문이다.

 

내가 자식을 극하고 있는지, 자식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지 아는 것, 내 사주의 넘치는 기운이 자식에게 독이 되지 않게 스스로를 절제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주팔자를 보고 지혜를 구하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필자의 부모님은 비록 작고하셨으나, 그분들이 베푼 밥상과 사람 가리지 마라던 기개는 필자의 사주 속 신축의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따뜻한 화 기운이자, 묘목을 키워내는 생명수가 되었다.

 

사주에 재물이 많아도 마음이 가난해 평생을 불안과 탐욕 속에 사는 이들이 많다. 반면 필자는 비록 박봉이었으나 당당했고, 든든한 아내의 내조가 있었으며, 부모에게 물려받은 고결한 정신적 유산이 있었다.


필자는 사주 그대로 살았다.

 

신금의 서슬 퍼런 정의감으로 글을 썼고, 축토의 우직함으로 가정을 지켰으며, 부모님이 심어둔 묘목의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품었다.

 

필자는 사주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마음의 거부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도 퀵서비스 차량을 몰며, 펜을 쥐며 치열하고 떳떳하게 살아온 아들의 모습을 보며, 그때 그 마루에서처럼 흐뭇한 눈웃음을 보내고 계실 것이다.

 

주요 이력

2004년~현재: 명리학 연구 및 상담(22년 경력)

중국 학술 교류: 북경, 상해, 광저우, 호남성 계양 등 중국 전역 순례

활동: 현지 명리학자들과의 학술 경합 및 임상 연구 수행

전문 분야: 사주팔자 분석, 운의 흐름(대운) 진단, 인생의 순리 설파

한중(중한)명리심리학회 공동 회장

전 중국광저우일보미디어그룹 한원조보 편집국장

전 상해경제신문 편집국장

중국 탐사보도 전문기자

전 청와대 및 국회 출입기자

현 아시아경제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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