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믹스 전상천 기자 |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의 진실과 이를 밝혀온 25년 평화운동의 여정을 담은 보드게임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한베평화재단(이사장·강우일)은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의 발자취를 녹여낸 보드게임 ‘호아쓰 필 때마다’를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문제를 보드게임 콘텐츠로 형상화한 시도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의 제목인 ‘호아쓰(Plumeria)’는 베트남에서 삶과 죽음의 자리에 늘 함께하는 꽃이다.
집단묘지와 위령비 곁을 지키는 이 꽃처럼, 전쟁의 기억을 잊지 않고 평화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이름에 담았다.

□ 게임 방식과 구성: “내가 직접 평화 활동가가 된다”
게임은 전체 68장, 총 5종류의 카드로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베트남 피해자와 유가족의 기억을 마주하는 증언 카드를 비롯해 1999년 《한겨레21》 보도 이후 25년간 이어진 시민사회의 발걸음을 기록한 진상규명 운동 카드가 축을 이룬다.
여기에 학살의 진실을 입증하는 역사적 사료인 증거 카드, 피해 마을에 대한 연대의 현장을 그려낸 베트남 사업 카드, 그리고 평화운동의 난관과 사회적 갈등 사례를 반영한 왜곡 카드가 더해져 플레이의 몰입감을 높였다.
플레이 인원은 2~4명이며, 회당 소요 시간은 20~30분 내외다.
규칙이 직관적이라 전쟁의 역사를 잘 모르는 입문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이면 게임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7세 이상 어린이도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 게임의 특징: “흩어진 조각을 맞춰 완성하는 진실의 지도”
게임의 핵심은 참여자가 직접 평화 활동가가 되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가는 데 있다.
피해생존자의 증언을 듣고 흩어진 증거를 모으며, 피해마을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이어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실의 조각’을 완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현실적인 난관과도 마주한다.
왜곡카드를 통해 한국 정부의 피해자 청원 거부나 참전군인의 항의 등 실제 평화운동 과정에서 겪었던 사회적 갈등을 현실감 있게 반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베트남 피해자는 물론, 진실을 증언하는 데 함께한 한국 참전군인들의 역사까지 세밀하게 복원해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쟁의 기억과 진실규명은 특정 개인의 몫이 아니라, 수많은 시민의 연대로 이어져 온 것임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 MZ세대 맞춤형 게임: “무거운 역사를 호기심과 질문으로”
이번 보드게임은 서사와 체험, 공감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감각을 정조준한 역사 콘텐츠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참여자들은 게임 속 선택과 협력의 과정을 통해 베트남전 진실규명 운동의 서사를 간접 경험하며, 지난 25년간 세상을 변화시켜온 평화운동의 다양한 시도와 성과를 입체적으로 만난다.
특히 전쟁과 기억, 책임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려 참여자가 스스로 질문과 호기심을 품도록 설계했다.
흩어진 사건과 이야기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킹의 즐거움은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묘미다. 이는 개인의 경험을 통해 가치와 의미를 찾는 젊은 세대의 새로운 학습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 보드게임 시연회: 제작진과 함께하는 ‘비하인드 스토리’
재단은 보드게임 출시를 기념해 시민들이 게임을 직접 체험하고 평화운동이 게임으로 탄생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는 시연회를 개최한다.
행사는 오는 6월 4일 저녁 7시, 한베평화재단 공간 ‘옥수수’에서 열린다.
이번 시연회에는 보드게임 기획자 아침(한베평화재단 평화교육팀장)과 쥬(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디자이너 랑(기후활동가, 비정규직 창작노동자)이 참여해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25년간 베트남전 진상규명 운동의 현장을 지켜온 한베평화재단 구수정 상임이사가 함께 자리해, 참가자들과 함께 평화운동의 역사와 게임이 갖는 의미를 심도 있게 나눌 예정이다.

□ “보드게임 소장이 곧 평화 활동”… 시민 참여 모금 진행
이번 보드게임 출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통해 가치를 확산하는 모금 캠페인과 함께 진행된다. 보드게임을 리워드로 받는 과정은 단순한 물품 구매를 넘어, 베트남전 진실규명과 평화 활동에 시민들이 직접 동참하는 연대의 방식으로 제안되어 의미를 더한다.
목표액 600만 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모금은 오는 6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온라인 모금 페이지를 통해 간편하게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모금액은 향후 평화 교육 및 역사 콘텐츠 제작 등 재단의 평화 활동에 소중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모금 참여 링크: https://nuli.do/NRt7










